'임계장' 대신 관리원…달라진 경비원들의 일상

  • 3년 전
'임계장' 대신 관리원…달라진 경비원들의 일상

[앵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 잊을만 하면 되풀이되고 있죠.

이런 가운데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관리원'으로 바꿔 부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신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부 아파트 경비원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 '임계장'이라고 불리며 천대를 받아왔습니다.

멸시는 호칭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언과 신체적 폭력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경비가 억울한 일을 안 당하도록 도와주세요."

최씨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세상을 떠난지 10개월.

경비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3년 차 경비원 조병옥씨의 명찰은 다릅니다.

조씨는 경비원이 아닌 관리원으로 불립니다.

경비원 155명에게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호칭입니다.

이곳 포함 아파트단지 146곳에서 뜻을 함께 했습니다.

입주민들은 조씨를 잡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단지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오늘 날씨 좋네요. (건강들 하셔야지, 운동 많이 하시고.)"

주차관리와 순찰 등 업무 외의 것은 하지 않습니다.

휴식이나 식사도 따로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해결해 입주민들이 방해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술에 취해서 오시면 경비원들을 자기 종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파트 모든 업무를 관리한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더라고요."

"보통 아파트 사는 주민들이 개인주의가 강한데, 한 사람도 저한테 왜 명칭을 굳이 힘들게 바꾸느냐, 일부러 일을 고생해서 하느냐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도 없었고…"

우리 사회 속 갑질의 고리를 끊으려는 공동체의 노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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